위험천만 '도로 위 리어카'..갈 곳 없는 폐지 줍는 노인들

퇴근 후 저녁, 차를 몰고 집으로 향하던 중 갑자기 앞 차들이 비상등을 켜고 속도를 줄이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지?" 상황을 지켜보던 저는 한 어르신이 폐지 리어카를 끌고 차도 위로 나온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지긋한 연세에 거동이 불편한 몸이기에 차들은 경적 소리 하나 울리지 않은 채 조용히 그 주변을 둘러 피해갔죠.
이후로도 저는 이 곳 목포의 도로 위에서 리어카를 끈 채 위험천만한 주행을 이어가는 어르신들을 종종 보고 있는데요.
혹시나 큰 사고가 나진 않을지 걱정스러운 마음에 조심하며 가끔은 그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보곤 합니다.

그렇다면 왜 폐지 리어카들은 인도가 아닌 위험천만한 차도 위로 나오는 걸까요?
사실 리어카는 도로교통법상 '우마차'로 분류되어 보도로 다닐 수 없으며 차도로 다녀야 하는 것이 규정입니다.
즉, 리어카가 도로 위에 있더라도 역주행 등 통행위반 행위가 아니라면 별도로 제제할 근거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요지는 어르신들의 생계인 폐지 리어카의 도로 주행를 법적으로 규제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왜 폐지 리어카가 위험한 차도 위로 나오게 된 것인지를 살펴보자는 거지요.
거동이 힘든 어르신들의 특성 상, 울퉁불퉁 요철 투성이인 인도 위로 리어카를 끄는 것은 아마 곱절로 힘든 일일 것입니다.
생계를 위해 작업을 속도를 높여야 하니 상대적으로 마주치게 되는 신호등 수가 적은 차도를 선택하는 것도 그 이유겠지요.
리어카를 위한 '전용도로 설치'는 효율성 여부를 따졌을 때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폐지 줍는 노인들은 다닐 길이 사라져가는 요즘입니다.
막히는 도로에 간혹 답답하고 짜증이 나더라도 타인의 안전과 삶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